* 영화 쿨 러닝(1993)의 결말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졌지만 잘 싸웠다 같은 건 없습니다.지면 그대로 진 것이다.”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갈수록”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은 코웃음의 대상이 될 것 같다.다만 패자의 정신 승리에 불과하다고 해서 잘 싸웠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사람이 늘어난다.자, 이긴 경험보다는 진 경험이 많은 인생을 살아온 입장에서는 왠지 그 말이 유감이다.특히 한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서는 그 말이 더 아프다.보통 연말이 되고 일년을 청산하고 보니 뜻대로 이룬 것보다 그렇지 못한 것이 많잖은가?그 많은 패배를 하나하나 돌아보고”다시 싸워도 되는, 졌지만 잘 싸운 패배”와 ” 그렇지 않은 패배”을 따지기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졸렬하게 싸워서 패배함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품위 있게 패배하기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멋지게 패배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모든 축하와 찬사를 받는 승자는 큰 노력을 안 해도 멋지다.그러나 패배해도 지지 않으려면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좋은 패배는 역사이다.로마와 대항해 싸웠던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그렇고, 나당 연합군과 대항해 싸웠던 케벡이 그렇고, 이 지면에서도 한번 소개한 영화”록키”(1976)속의 패배가 그랬다.물론 2022년 새해 계획 실천에 실패한 우리의 모든 사소한 패배가 그렇게 장렬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성공과 실패,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만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영화 『 쿨·러닝 』(1993)자메이카·봅슬레이 팀의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도전도 그랬다.눈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는 열대 기후의 자메이카에서 온 선수들은 북반구의 국가 선수들의 비웃음 속에서 도전을 계속한다.난생 처음의 추위는 견디지 못하고 얼음 위를 뛰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를 악물고 고생해서 손에 넣은 싸구려의 연습용 썰매에 몸을 태우다.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으면 더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선수 시절 부정을 저지르고 봅슬레이계에서 추방된 코치·아부(존·사탕)에 불만을 품은 겨울 올림픽 주최 측의 장난으로도 자메이카 대표팀은 굴하지 않고 1분 이내에서 트럭을 완주하고 시험을 통과한다.자메이카 특유의 리듬감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본선 2번째에는 구경꾼 모두를 놀라게 할 기록을 남기고 3번째에 오른다.
코치 아부(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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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레이스를 앞둔 날, 팀의 리더인 데리스(리옹)은 아브에 선수 시절 왜 부정을 저지를지 묻는다.아브는 이렇게 답한다.”실은 간단하다.이겼어야 했다구.평생 연전 연승이어서 그러다가 계속 이기지 않으면 안 되어.무슨 일이 있어도”경기 자체가 아니라 승리에 매달리는 바람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됐다는 아부의 고백에 데리스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하면서 반문한다.”이해할 수 없습니다.코치는 금메달을 2개도 얻었고, 부러운 일은 없었잖아요 “아브는 금메달의 말에 아득한 표정으로 대답하다.”금메달은 정말 멋진 것이다.그러나 금메달이 없어서 만족 못한다면 금메달이 있다어떻게 하면 만족하느냐는 데리스의 질문에 아브는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에 알 수 있다는 선문답 같은 말을 남긴다.영화 마지막, 잘 달리던 자메이카 대표팀 썰매는 갑작스런 부품 이상을 경험한다.돈이 없어서 낡고 삐걱거리는 썰매를 산 게 문제였을까, 조향 장치의 나사가 떨어지고 통제를 잃은 썰매는 처참한 모습으로 트럭에서 전복한다.결승점을 앞둔 패배, 멀리서 안전 요원들이 달려오는 동안 팀원들은 천천히 몸을 이끌고 말했다.경기를 마쳐야 한다.대표팀은 동력을 잃은 썰매를 어깨에 메고 걷고 결승점을 향해서 걷는다.그 불굴의 의지를 지켜본 그들은 당신을 막론하고 모두 박수를 치다.자메이카 대표팀을 “관광객”이라고 꼬집었다 독일 대표팀 선수에게는 아부에 불만을 갖고 있던 겨울 올림픽 주최 측 관계자들까지 모두가.비참한 것에 전복했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고 레이스를 완주한 자메이카 대표팀은 결승점을 통과하고 만족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그건 영화 아닌가 하고.누가 푹신푹신한 디즈니 영화를 보면서 진지하게 인생의 교훈을 얻느냐고.음, 사실은<쿨러닝>는 실제 역사에 비해서 더 굴곡에 각색된 영화이다.실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모두의 비웃음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환영 받고 캘거리에 도착했다.눈이 보이지 않는 열대 국가에서 봅슬레이이라는 본격적인 겨울 스포츠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 봅슬레이 연맹의 환영을 받고 다른 나라 대표 팀은 흔쾌히 자메이카 대표팀에 자국의 썰매를 빌렸다.실제 역사에서 자메이카 팀의 썰매는 부품의 이상 때문에 전복된 것이 아니라 운전 미숙으로 전복했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놓고 자메이카 팀을 웃지 않았다.도전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자메이카는 1988년 이후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06년과 2010년을 빼고는 매회 봅슬레이 팀을 겨울 올림픽에 출전시켰고, 메달권에 진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 자체에서도 응원을 받고 있다.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그렇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세상에는 확실히 졌지만 잘 싸운 싸움이라는 것이 있어, 물러서지 않는 도전은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돼야 한다.승리하지 못했다고 만족 못한다면 도전도 안 한 다니까.2022년 우리 개개인의 인생에는 대소의 패배가 있었을 것이다.한 패배는 정말 변명의 여지가 없이 한 패배는 그래도 쓰러져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남긴 것이다.그 수많은 패배를 감내하면서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그런 대로 견디면서 2022년의 마지막에 도달했다.졌지만 잘 싸웠다 한해 그렇게 자신을 위무하고 주면 어떨까?그래야 다시 일어서고 2023년의 새로운 태양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싸우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쿨 런닝 감독 존 터틀타우브 출연 리온, 더그 E. 더그, 롤 D. 루이스 말릭 요바 레이몬드 제이 배리 개봉 1994.02.05.
쿨 런닝 감독 존 터틀타우브 출연 리온, 더그 E. 더그, 롤 D. 루이스 말릭 요바 레이몬드 제이 배리 개봉 1994.02.05.
이승한 TV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