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2016)

#오로지 팬심 하나로 보게 된 영화였다. 흑백으로, 잔잔한, 그것도 시인이 주인공인 역사인물 영화라니. 뭐 하나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연기를 그만둘 뻔한 박정민에게 청룡이자 백상이자 온갖 신인상을 안겨준 영화라는 점에서 ‘도대체 연기를 또 얼마나 잘했길래!? 궁금해서 필모그래피 중 가장 먼저 보게 됐고, 영화를 다 본 지금 이 가슴 아프고 시린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무작정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없이 가벼웠던 내 태도가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오로지 팬심 하나로 보게 된 영화였다. 흑백으로, 잔잔한, 그것도 시인이 주인공인 역사인물 영화라니. 뭐 하나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연기를 그만둘 뻔한 박정민에게 청룡이자 백상이자 온갖 신인상을 안겨준 영화라는 점에서 ‘도대체 연기를 또 얼마나 잘했길래!? 궁금해서 필모그래피 중 가장 먼저 보게 됐고, 영화를 다 본 지금 이 가슴 아프고 시린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무작정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없이 가벼웠던 내 태도가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 윤동주 시인에 대해 배워봤을 것이다. 나는 문학이란 그 중에서도 시와는 정말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로 수능에서 국어 4등급에 해당한다. 최악의 점수였다. 그 유명한 『별 헤는 밤』, 『자화상』 같은 시도 단순히 국어 지문(가), (나), (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또 윤동주 시인 하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게 어린 시절에 이 사람을 왜 ‘저항 시인’이라고 부르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냐면 한 번쯤은 엄마를 붙잡고 물어본 적도 있다. 엄마, 그런데 윤동주는 왜 저항시인이라고 그래? ‘부끄러움’······ 성찰···뭐 그런 건 알지만…” “그런데 그게 왜 한 거야?,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거라면 모르겠다(군실론)” 조금 거짓말 같지만, 진심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이렇게 묻는 그때 어머니가 뭐라고 열심히 설명해주셨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실 귀에 잘 안 들어갔어. 뭐, 이제~ 라고 생각하고 다시 문제를 풀었겠지. 사람들이 왜 윤동주와 그의 시를 사랑하는지 아마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안 했다’보다는 ‘안 했다’가 더 가까운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 윤동주 시인에 대해 배워봤을 것이다. 나는 문학이란 그 중에서도 시와는 정말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로 수능에서 국어 4등급에 해당한다. 최악의 점수였다. 그 유명한 『별 헤는 밤』, 『자화상』 같은 시도 단순히 국어 지문(가), (나), (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또 윤동주 시인 하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게 어린 시절에 이 사람을 왜 ‘저항 시인’이라고 부르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냐면 한 번쯤은 엄마를 붙잡고 물어본 적도 있다. 엄마, 그런데 윤동주는 왜 저항시인이라고 그래? ‘부끄러움’······ 성찰···뭐 그런 건 알지만…” “그런데 그게 왜 한 거야?,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거라면 모르겠다(군실론)” 조금 거짓말 같지만, 진심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이렇게 묻는 그때 어머니가 뭐라고 열심히 설명해주셨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실 귀에 잘 안 들어갔어. 뭐, 이제~ 라고 생각하고 다시 문제를 풀었겠지. 사람들이 왜 윤동주와 그의 시를 사랑하는지 아마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안 했다’보다는 ‘안 했다’가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국어 문제를 풀 일이 없어진 지 5년이 지난 지금, 영화를 보고 이제서야 그와 그의 시를 이해하게 됐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음을 잎사귀에 오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던 이 문장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울분이 담겨 있었는지 그때는 철이 없어서 몰랐다. 주권도 이름도 꿈도 빼앗긴 암흑의 시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 이 비극에 대한 처절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얼마나 큰 용기와 애국심이 필요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부끄러운 것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것을 모르는 사람이 부끄러운 사람이다” 그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한없이 부끄러워하며 별이 됐다. 그리고 국어 문제를 풀 일이 없어진 지 5년이 지난 지금, 영화를 보고 이제서야 그와 그의 시를 이해하게 됐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음을 잎사귀에 오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던 이 문장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울분이 담겨 있었는지 그때는 철이 없어서 몰랐다. 주권도 이름도 꿈도 빼앗긴 암흑의 시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 이 비극에 대한 처절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얼마나 큰 용기와 애국심이 필요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부끄러운 것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것을 모르는 사람이 부끄러운 사람이다” 그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한없이 부끄러워하며 별이 됐다.

#3선몽규, 윤동주의 사촌이자 문인이며 독립운동가 같은 엄청난 이력에도 불구하고 아마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사실 박정민 배우 배역 이름으로 처음 알았어. 조용한 샤이보이였던 윤동주와 진취적이고 리더십이 넘치던 송몽규는 거의 평생을 함께한 브랄의 친구지만, 같은 해에,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같은 해에, 같은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해 8월 15일 대한민국은 해방됐다. 그는 언제나 윤동주보다 한발 앞서는 사람이었다. 문예 실력이 뛰어나 『동아일보』에 등단도 먼저 하고, 독립군의 투신을 위해 스무 살도 안 되어 홀로 집을 나섰으며, 윤동주는 떨어진 교토 제국대학에 합격하여 항상 후일을 도모하고 학생들을 이끌고 민족의 독립에 앞장섰다. 일본 형사가 윤동주에게 “당신은 평생 송몽규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는 장면이 있는데, 윤동주 본인은 정말 당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느꼈을 그 모든 열등감을 시로 승화시킨 그가 또 한 번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3선몽규, 윤동주의 사촌이자 문인이며 독립운동가 같은 엄청난 이력에도 불구하고 아마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사실 박정민 배우 배역 이름으로 처음 알았어. 조용한 샤이보이였던 윤동주와 진취적이고 리더십이 넘치던 송몽규는 거의 평생을 함께한 브랄의 친구지만, 같은 해에,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같은 해에, 같은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해 8월 15일 대한민국은 해방됐다. 그는 언제나 윤동주보다 한발 앞서는 사람이었다. 문예 실력이 뛰어나 『동아일보』에 등단도 먼저 하고, 독립군의 투신을 위해 스무 살도 안 되어 홀로 집을 나섰으며, 윤동주는 떨어진 교토 제국대학에 합격하여 항상 후일을 도모하고 학생들을 이끌고 민족의 독립에 앞장섰다. 일본 형사가 윤동주에게 “당신은 평생 송몽규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는 장면이 있는데, 윤동주 본인은 정말 당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느꼈을 그 모든 열등감을 시로 승화시킨 그가 또 한 번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우리는 윤동주는 알지만 송몽규는 모른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어. 너는 시를 계속 써라. 총은 내가 가질 테니까.” 그 시절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송몽규가 있었을 것이다. 시대의 아픔에 최선을 다하고 떠난 그들에게 나라가 이런 식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내가 덜 익은 것 같고, 그럼 나부터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우리는 윤동주는 알지만 송몽규는 모른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어. 너는 시를 계속 써라. 총은 내가 가질 테니까.” 그 시절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송몽규가 있었을 것이다. 시대의 아픔에 최선을 다하고 떠난 그들에게 나라가 이런 식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내가 덜 익은 것 같고, 그럼 나부터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4’라고 불평하고 싶지만 글이 서툴러 이 가슴 벅차고 가슴 아픈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써놓으면 가끔 보니까. 이제 광복절을 붉은 날로만 생각하는 배은망덕한 후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 일본에는 못갈것 같아…그리고 영화는 추천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일단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걱정했던 흑백적인 부분은 오히려 그 시절과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더 잘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돼 불편하지 않았다. 큰 울림을 주는 영화이니 시간이 되시면 한번 봐보세요. #’4’라고 불평하고 싶지만 글이 서툴러 이 가슴 벅차고 가슴 아픈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써놓으면 가끔 보니까. 이제 광복절을 붉은 날로만 생각하는 배은망덕한 후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 일본에는 못갈것 같아…그리고 영화는 추천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일단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걱정했던 흑백적인 부분은 오히려 그 시절과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더 잘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돼 불편하지 않았다. 큰 울림을 주는 영화이니 시간이 되시면 한번 봐보세요.

 

 

어제 새벽에 가슴이 벅차고 구역질이 났는데 아침에 보니 부끄러운 끝까지 부끄러움의 정서가 글 전체를 관통하고 무려··· ^^다음엔 좀 가벼운 영화를 보자 어제 새벽에 가슴이 벅차고 구역질이 났는데 아침에 보니 부끄러운 끝까지 부끄러움의 정서가 글 전체를 관통하고 무려··· ^^다음엔 좀 가벼운 영화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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