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만년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류는 단연 라미 제품입니다.19년도부터 그동안 참아왔던 자체 봉인이 무너지고 만년필 개체수를 늘리며 라미 사파리의 사악한 색놀이에 빠진 이후..
20년도(캔디), 21년도(오리진) 색상 한정판 전 구매에 이어 선물받은 크림색 코지 만년필까지 개체수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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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실제로 걸려본 라미닙 특유의 뽑기 실패에도 불구하고 일단 마음에 드는 촉감이 선택된 후에는 또 네모나면서도 부드럽게 나오는 느낌만큼의 것도 없이는 다른 펜을 사용하다가도 다시 사파리를 잡곤 합니다.
(수원광교핫트랙스진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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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를 계속 증식시키면서도 보다 상위 가격대가 높은 모델의 구매욕구는 어떻게 억제되고 있었는데,
며칠 전 펜사랑 세일 기간에 나온 할인가를 견디지 못해 중고급 기종 스튜디오 만년필(2022년 다크브라운 색상)을 하나씩 판매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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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라미 만년필의 가장 큰 무기는 디자인과 색놀이라고 생각합니다.매년 저를 비롯한 많은 사용자들의 지갑을 털어가는 현란한 색깔놀이는 중급 모델 스튜디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사파리에 비해 가격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그럭저럭 참아오긴 했습니다. 그 봉인이 풀려서 원래 살 생각이 없던 것을 충동적으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만, 펄이 들어간 유광 코팅이 되어 있는 다크 브라운의 색상도 상당히 멋집니다.뽑기 운으로 말이 많은 라미ef 스텐쪽이긴 했지만 다른 펜으로 옮겨 써보니 뽑기도 일단 성공한 것 같았습니다.
라미(LAMY) Z5614K 금촉(+얼스터 만년필) 원래 문어발 취미를 가졌던 필자는 예전 같으면 만년필 호기심이 되살아났을 때 잠깐 써놨을 텐데 이…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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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전에 라미금촉(Z56M)을 구매하면서 생각했던 로망 중 하나가 컬러바디와 조합해서 사용해보는 것이었는데,
색감에 더해 묵직한 바디로 치고 나가는 느낌까지 기대되는 이번 스튜디오는 딱 맞는 조합이었기에 바로 감을 바꿔보겠습니다.제조사 출하 전 테스트 흔적인지 피드에 굳어진 파란색 잉크 자국이 남아있는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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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스터에 끼고 쓰던 쇠붙이를 옮겨 써볼게요.근데 의외로 기대했던 느낌이 아니었어요.얼마 지나지 않은 사이 촉감이 조금 길거나 해서 삼각 그립의 얼스터에 끼워 사용할 때와 달라진 필각에 반응하는지 굵은 촉감+무게감으로 부드럽게 치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 긁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사파리를 비롯한 가벼운 펜에 익숙해서 그런지 묵직한 전금속 스튜디오 펜 자체도 손에 상당히 부담이 가는 느낌도 들었고요.그래서 금척이는 바로 얼스터로 다시 옮기고 스튜디오에는 평범한 스텐 M척을 바꿔서 넣어줬어요.왠지 좀 비싼 관상용 만년필을 하나 추가하게 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네요.조만간 무거운 라미 만년필이 뽑히면 다시 꺼내 쓸 수 있을 것을 약속합니다.